올림픽 러시아 ROC로 출전한 너무 충격적인 이유 (+EOR 어느나라 뜻 약자 도핑 조작 OAR)

올림픽 러시아 ROC로 출전한 너무 충격적인 이유 (+EOR 어느나라 뜻 약자 도핑 조작 OAR)

수많은 걱정과 우려 끝에 시작한 도쿄올림픽이지만, 그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태극마크를 단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내주고 있는데요. 이번 올림픽을 보다가 의문이 드는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ROC"와 "EOR"이라는 나라 때문인데요. 국가이름이 ROC로 나오고, 국기도 오륜기와 마크가 있는 사진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중계방송을 듣다보면 ROC가 "러시아"라는 사실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ROC란 Russia Olympic Committe(러시아 올림픽 위원회)의 약자입니다. 러시아 선수들은 도쿄올림픽 기간 내내 정식 국가명인 "RUSSIA" 대신에 이 명칭을 사용하게 됩니다.

러시아는 왜 러시아라는 국가명을 두고 ROC라는 명칭으로 올림픽에 출전을 했을까요?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러시아가 2020년 12월 스포츠중재재판소(CSA)로부터 도핑 샘플을 조장했다는 혐의를 인정받아 주요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를 2년간 제한하는 징계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2019년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러시아 모스크바 반도핑 연구소의 도핑 샘플이 조작됐다며 내린 4년간의 출전 금지 처분에 러시아가 반발해 CSA가 기간을 줄여준 것입니다.

 

해당 징계에 따라 러시아는 2022년 12월 16일까지 러시아 이름으로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2020 도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2022 카타르 월드컵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징계 대상은 러시아이므로 러시아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이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가지 제한 사항만이 있을 뿐입니다. 

일단 이들은 러시아 소속으로 출전한 것이 아닌 만큼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러시아 국기가 사용될 수 없으며, 필요시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기가 대신 게양됩니다. 또한, 금메달을 따는 경우에도 러시아 국가 대신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연주됩니다.

ROC 소속 선수가 메달을 획득해도 러시아의 통산 메달 기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각 선수단이 국가명의 가타카나 순으로 입장했던 개회식에서도 "러시아"(ロシア)의 ロ(로) 순서가 아닌,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의 프랑스어 표기의 약자(シーオーアール)의 シ(시) 순서에 입장했습니다. 

또한, 원칙적으로 관객이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 국가의 국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관객석에서도 러시아 국기를 들고 응원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물론 이번 경기는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되어 해당 제한은 의미가 없지만,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더불어, CSA 징계에는 ROC 참여 대회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ussian Olympic Committee)라는 정식이름 대신 반드시 ROC라는 약어로 칭해야 하는 등 ‘러시아’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 것이라는 지침도 명시돼있습니다. ‘ROC=러시아’라는 정체성을 가리려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러시아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부터 자국 선수단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은폐했고, 전적이 많은 나라입니다. 2016 리우 올림픽을앞두고 러시아 체육계 전반에 도핑논란 스캔들이 불거졌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자국 육상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하고 러시아 반도핑기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 공모하여 이들 선수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경기 후 도핑 검사에서 적발되지 않도록 샘플을 조작 및 은폐했다는 정보가 폭로되었습니다. 심지어 육상 뿐만 아니라 올림픽에 출전하는 러시아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대부분이 종목을 불문하고 금지약물을 복용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었습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렇게 젊었을 때부터 도핑약물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당연히 선수들의 건강은 빠른 속도로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선수가 되면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과 급여가 늘어나기 때문에, 가난에 시달리는 많은 러시아 체육계의 선수들은 어떻게든 기록을 올려서 가난에서 벗어나기위해 이러한 위험을 무시하고 약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웃긴 사실은 이 과정에서 당연히 경쟁하는 다른 선수들도 도핑약물을 복용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똑같이 받는 엄청난 훈련량에 더해서 약빨을 더 잘 받는 선수들이 경쟁에서 이겼다는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세계반도핑기구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각 해당 샘플을 확보하는한편, 본격적으로 도핑수사에 착수했습니다. WADA의 조사 결과 육상 뿐만 아니라 2012 런던 올림픽,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도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과 계획적인 도핑 회피가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심지어 패럴림픽에서도 도핑 정황이 파악되었다고 하니 거의 대부분의 동, 하계 종목에서 도핑이 이루어졌다고 봐도 될 듯합니다. 소변검사용 샘플을 바꿔치기하는 수법 역시 낱낱이 밝혀졌습니다.

 

전세계의 많은 스포츠인들이 엄청나게 노력하며 몇 년 간 준비하여 대회에 출전했는데, 도핑을 한 선수에게 지게 된다면 그 자괴감은 얼마나 클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늦게나마 해당 사실이 알려지고, 징계를 받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EOR은 난민팀으로서, 11개국 출신 난민 29명으로 꾸려진 팀입니다. 역대 올림픽에서 난민팀이 출전한 건 직전인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리우올림픽에서는 당시 선수 인원이 10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엔 규모가 3배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난민팀은 대회 기간 중 총 12개 종목에 출전하며, 이란 출신 여자 태권도 선수 키미야 알리자데 제누린이 가장 크게 주목 받았습니다. 

 

알리자데는 직전 리우올림픽에서 이란 국가대표로 출전해 57㎏급에서 동메달을 땄습니다. 이란이 1948년부터 올림픽에 참가한 이래 68년 만에 전 종목을 통틀어 여성 선수로서는 처음 획득한 메달이었습니다. 이후 이란의 첫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영예를 안았지만, 결혼한 뒤부터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란에서 억압을 받았다고 합니다.

 

결국 지난해 독일로 망명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발표한 난민팀 명단에 이름을 올려 다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되었습니다. 

각기 다른 사정으로 뭉친 난민대표팀 선수들은 전 세계 8천250만여명의 난민들을 위한 '희망 메이커'로서의 활약을 다짐했습니다.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 답게, 건강한 스포츠 정신을 바탕으로 깨끗한 올림픽 문화를 만들어가는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마지막까지 우리나라 선수들도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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